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53516
신림동 페미사이드…‘여성’ 말고 다른 이유가 있나요?
서보미 | 프로덕트서비스부장 “여자가 말 잘 듣게 하는 방법은 딱 두 가지야. 섹스랑 패기.” 오래전 젊은 남성 택시기사가 다짜고짜 말했어요. “일단 여자를 마구 패서 기를 팍 죽여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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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한 ‘페미사이드’로 이번 사건을 규정한 한겨레 기사에 불편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희 부서에서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관련 기사 댓글을 살펴보니 피해자의 죽음을 애도하지만 가해자가 남성,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진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도 여럿 달렸더군요. “어느 한 성의 일이 아니어요. (…) 사람을 남성과 여성으로 갈라치기에 휩쓸리지 말아요.”(신**)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성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페미’라는 표현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이**)
당일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보면 최씨는 집에서 나와 범행 장소로 1시간 남짓 이동하는 동안 남성은 모두 지나쳤습니다. 도착한 공원 입구에선 “강간하고 싶었다”는 목적을 달성하려고 신중하게 여성을 물색했습니다. 피해자를 제압한 뒤엔 잔인하게 살해했습니다. 여자라는 이유 말고도 교사가 대낮 출근길에 죽임당할 이유가 또 있을까요?
여성이란 피해자의 성별을 드러낸다고 해서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건 아닙니다.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해서 여성을 향하는 폭력의 구조를 강조하려는 것이죠. 성별을 지우고는 온전히 설명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죽음이 너무나도 자주 발생하니까요.
여성들은 2016년 ‘강남역 여성살인사건’을 계기로 해마다 모여 싸워서 모든 젠더 폭력을 끝장내자고 다짐해왔습니다. 우연히 어디서든 살해될 수 있다는 공포를 연대의 힘으로 이겨내려 해온 건데요. 지난해 ‘신당역 살인사건’과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에 이어 이번 사건까지, 젠더 폭력은 더 무차별적이고 잔인해졌습니다.
여성들이 한겨레 에스엔에스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글에선 깊은 분노와 절망이 읽힙니다. “끝끝내 이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성이어서 죽었다. 여성이어서 이 모든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pa******) “이제는 손가락에 도구를 끼고 등산길 쫓아와서 강간 폭행으로 죽이고, 여기가 대한민국이다.”(lee**********) 점점 무기력해진다는 여성들도 있어요. “주말에 뒷산 갔는데 머릿속엔 온통 신림동 사건 피해자만 생각남. (…) 힐링도 못 하고 다녀와서 쓰러져 있었음. 이렇게 내 일상 한 귀퉁이도 무너짐.”(os****)
피해자가 숨진 공원엔 관악구청이 만든 ‘안전을 위하여 2인 이상 동반 산행 바랍니다’ 펼침막이 걸렸습니다. 여성은 위험하니 보호자 없이 공원을 다니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이죠. 하지만 범죄의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여성에게만 ‘조심할 책임’을 묻는 방식은 지금까지 다 실패했습니다. 조심하지 않은 여성이라서 살해당한 건 아니니까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여성은 알아서 몸을 사립니다. 상가나 지하철 화장실에 들어갈 때는 안에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고, 만취하지 않으려 신경 씁니다. 가급적 환한 길로 다니고, 비상시 구조신호를 보낼 호루라기도 들고 다니죠. 여기서 뭘 더 해야 여성이 안전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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